이주은 님에 대해 알려주세요.

Question

이주은 님에 대해 알려주세요.

Accepted Answer

Speechless - 그 입을 다물지 말라 체면 차리느라, 비위 맞추느라, 겸손 떠느라... 갖은 이유들로 삼켜버린 문장들이 켜켜이 쌓여, 이러다 영영 말문이 막혀버리면 어쩌나 싶을 때가 있다. < Speechless ; 그 입을 다물지 말라 > 는 지난 작업의 연장선에서 인간의 가장 내밀한 욕망을 다룬다. 본능의 욕구를 발산하는 현대인을 파충류의 모습으로 희화화한 과거 작업에서 나아가,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에 봉인된 나머지 표출되지 못한 우리들의 언어를 조명한다. 인간은 유아기에 온갖 생리적인 욕구를 탐하다가도, 서서히 말을 깨우치며 사회의 요구들에 편입된다. 언어는 문화 사회에 적응하게끔 하는 통제적인 성질을 띠나, 때로는 타인의 욕망에 굴복한 나머지 정작 우리 자신의 욕망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모순에 이른다는 점에서 주체성을 상실한다. 무의식 속으로 잠식되어가는 말들이 한에 북받친 응어리가 되기 전에, 캔버스에 포장된 형태로나마 배설해본다. 부호로 승화된 언어들을 짚어가다보면 우리의 진정한 결핍과 욕망을 마주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 Desire – Reptilian brain 술에 거나하게 취한 직장 상사로부터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추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가? 달콤한 디저트를 한 입, 두 입, 먹다 끊을 수 없어 빈 접시가 될 때까지 해치우고 나서도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느낀 적이 있는가? 인간은 하나의 개인으로 태어나지만, 수많은 타자들로 구성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정신분석학자 라캉 Jacques Lacan 은 한 개인의 욕구와 사회적 요구 사이의 간극이 생긴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욕망'이라 불렀다. 한편 < 파충류의 뇌 > 가설은 뇌과학자 폴 맥린 Paul Macalean 이 최초로 정립하였다. 그는 인간의 뇌가 인지 및 언어 등 고등한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 neocortex,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는 포유류의 뇌 mammalian brain, 그리고 가장 깊숙이 위치하는 무의식의 영역인 파충류의 뇌 reptilian brain-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신경과학적으로 '중독'이란 긍정 자극에 대한 보상 회로가 고장나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이는 보상 회로를 작동시키는 물질인 도파민 dopamine 의 과다 분비와 연관된다. 현대인의 소비 경향을 '도파밍'- 도파민과 파밍 farming (수집) 의 합성 신조어- 라 부르듯, 요즘 사회는 중독을 갈구하도록 유혹한다. < 욕망 - 파충류의 뇌 > 연작을 통해 수많은 자극이 난무하는 사회를 살아가며, 무의식 속 욕망을 통제하는 대뇌 기능을 상실해 버린 나머지 파충류가 되어버린 현대인의 삶을 풀어내고자 한다. 그림 속 파충류들은 식욕, 성욕 등 생리적 욕구에 목말라 방황하다가도, 불안, 우울, 애도 등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에 다가간다. "한 병 더!" 를 외치다 얼굴을 붉히며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는 우리. 조절 기능을 상실한 인간들의 모습이 다소 경박하게 느껴질 지 모르겠으나, 작업의 대부분은 자전적인 경험을 재현한 것으로, 비하보다는 공감의 자세로 감상하길 바란다.

Jueu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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